자동차 정비소에 드나들다 보면 유독 자주 보이는 브랜드가 있다. 센서를 교체할 때도, 점화 코일을 바꿀 때도 “이건 Standard로 쓰세요”라는 말을 듣곤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알게 된 회사가 **SMP(Standard Motor Products)**다.
투자자로서 SMP를 본격적으로 다시 보게 된 계기는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5% 이상 증가했다는 뉴스였다. 단기 이슈가 아닌, 100년 넘게 이어진 애프터마켓 지배력이 숫자로 증명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DART(SEC EDGAR, CIK 0000093389)에 공개된 10-K와 10-Q를 차분히 읽으며, 현장에서 느꼈던 ‘신뢰’가 재무 데이터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게 됐다.

SMP의 사업 구조와 브랜드 파워 체감하기
Standard Motor Products, Inc.(NYSE: SMP)는 1919년 뉴욕에서 설립된 자동차 애프터마켓 부품 전문 기업이다. 직원은 약 4,600명, 본사는 뉴욕 롱아일랜드시티에 있다. 사업은 크게 엔진 관리(Vehicle Control), 온도 조절(Temperature Control), Engineered Solutions 세 부문으로 나뉜다.
엔진 관리 부문은 SMP의 핵심이다. 점화 스위치, 센서, 코일, 연료 인젝터 등 차량의 심장부를 담당하는 부품이 중심이다. 정비 현장에서 체감하는 장점은 “차종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산차든 수입차든, 오래된 내연기관이든 SMP 부품이 대체로 준비돼 있다.
온도 조절 부문은 에어컨, 히터, 컴프레서 등 계절 수요가 분명한 영역이다. Four Seasons 같은 브랜드는 정비사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Engineered Solutions는 OE 및 상용차, 농기계, 오프로드, EV·하이브리드까지 아우르며, SMP가 단순한 ‘구형 내연기관 회사’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105년 역사와 인수를 통해 본 성장 방식
SMP의 역사를 보면 공격적 베팅보다는 누적과 확장에 가깝다. 1919년 창업 이후 1977년 NYSE 상장, 이후 1980~90년대 글로벌 확장을 통해 북미·유럽·아시아에 생산·R&D 거점을 구축했다.
가장 인상적인 사건은 2023년 덴마크의 Nissens Automotive 인수다. 이 인수로 SMP는 열관리 및 엔진 냉각 기술을 대폭 강화했다. 실제 2025년 3분기 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 성장률 25% 중 상당 부분이 Nissens 기여였지만, 이를 제외해도 유기적 성장률이 약 3.8%를 유지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이 대목에서 느낀 건, SMP는 단기 실적을 위해 무리한 M&A를 하는 기업이 아니라 핵심 사업과 시너지가 분명한 인수만 선택한다는 점이다. 100년 기업의 보수적인 DNA가 느껴졌다.
제품 포트폴리오와 애프터마켓 경쟁력 체험
SMP의 제품 수는 8만 종이 넘는다. 이는 단순히 숫자가 많은 것이 아니라, 차량 노후화라는 구조적 트렌드를 흡수하는 장점이다. 미국 도로 위 평균 차량 연령이 높아질수록, 애프터마켓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정비사 입장에서 SMP의 강점은 브랜드 신뢰와 유통망이다. NAPA, AutoZone, O’Reilly 같은 대형 유통 채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품질 편차가 적다. 이는 소비자 경험에도 직결된다.
EV 전환이 진행 중이지만, SMP는 센서, 열관리, 전력 제어 부품 등 EV·하이브리드에 필요한 영역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내연기관 종말”이라는 서사 속에서도 SMP가 여전히 설 자리가 넓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실적과 재무 흐름으로 본 현재의 SMP
2024년 SMP 매출은 14.6억 달러(+7.8%), 순이익은 2,750만 달러였다. 2025년 들어서는 성장 속도가 더 가팔라졌다. 3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25% 증가, 조정 EBITDA는 6,170만 달러, 마진은 10.4% 수준을 기록했다.
부채는 약 5억 달러, 레버리지 비율은 2.6배 수준이지만, 회사는 2026년까지 2.0배 이하로 낮추는 목표를 제시했다. 투자자로서 느낀 점은, SMP가 배당이나 무리한 확장보다 재무 안정성 회복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2026년 EPS를 3.9달러 수준으로 전망하며, 목표 주가는 40~47달러 구간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기 모멘텀보다 현금 창출력 회복을 반영한 평가처럼 보였다.
전략과 투자 포인트: SMP를 어떻게 볼 것인가
SMP의 전략은 명확하다.
첫째, Nissens 인수 효과를 완전히 흡수해 열관리·엔진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
둘째, EV·하이브리드 전환 속에서도 센서·제어·열관리라는 교집합 영역에 집중한다.
셋째, 부채를 줄이며 100년 기업다운 안정성을 회복한다.
개인적으로 SMP를 분석하며 느낀 핵심 포인트는 “화려하진 않지만 사라지지 않는 수요”다. 자동차 패러다임이 바뀌어도, 부품 교체와 유지보수는 계속된다. SMP는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는 기업이다.
마무리: 105년을 버틴 애프터마켓의 힘
Standard Motor Products는 트렌디한 기술주도, 급성장 스타트업도 아니다. 하지만 105년 동안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경쟁력이다.
정비 현장에서 느낀 신뢰, 그리고 DART에 기록된 재무 데이터는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SMP는 애프터마켓의 불굴의 리더라는 점이다. 단기 투자든 장기 관찰이든, 자동차 산업을 이해하고 싶다면 SMP는 반드시 한 번쯤 깊게 들여다볼 가치가 있는 기업이다.